농경사회는 잉여 생산으로 말미암아 전문가 집단을 양성할 수 있었고, 특히 각 지역마다 작물화 및 가축화 대상이 될 수 있는 야생 동식물종이 많고 적음에 따라 그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졌다. '유라시아 대륙'은 그런 면에서 환경의 혜택을 입은 지역이었다. 이 지역에서는 정치적 기술 및 과학 기술의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지리적, 환경적 불균형이 인류 역사에서 어쩌면 슬픈 결과를 불러온 것이다. 콜럼버스의 대항해 시대 이후 스페인이 남아메리카를 정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다름아닌 '총, 균, 쇠'에 있었다. 저자인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이러한 불평등의 원인을 생태지리학, 생태학, 유전학, 병리학, 문화인류학, 언어학 등의 접근을 통해서 밝혀냈다. 현대의 학문은 전문화되어 한 가지 학문에서조차 전문가가 되기 어렵지만,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혼자서 여러 학문을 섭렵하여 이런 방대한 책을 쓸 수 있었으니 그는 이 시대의 흔치 않은 진정한 '멀티 사이언티스트'라고 할 수 있다. 그런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이 책은 1997년 퓰리처상을 받게 된다. 앞으로 세상은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저자가 이야기하듯이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가 세계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과연 동아시아도 유라시아 대륙에 있으매,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이론은 계속해 옳을 수 있을 것인가? 정보통신분야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으며, 네이버 '북꼼'과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환님의 오늘의 리뷰 입니다. blog.naver.com/eehw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