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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세계4

  • 날짜
    2010-03-01 09:49:22
  • 조회수
    1407
직업의 세계 ④ M&A 전문가 [중앙일보]
기업 확 키우는 핵융합의 마술 제갈량처럼 우린 전략가다
  
골드먼삭스 서울지점 김종윤 대표는 “M&A 전문가는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전략가이자 동반자”라고 말했다.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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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M&A)은 기업이 성장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주력 사업이 국내에서 한계에 도달했다면 해외시장을 개척하거나, 아예 다른 업종에 진출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것도 바로 M&A를 통해서다.

1997년의 외환위기 직후엔 우리 기업을 해외에 파는 M&A가 많았다면, 최근엔 국내 기업이 다른 국내 기업뿐 아니라 해외 기업을 사들이는 M&A가 늘고 있다.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가 미국의 건설장비업체 밥캣을, 최근 국민은행이 카자흐스탄의 센터크레디트은행을 인수한 게 좋은 예다.

미국계 투자은행(IB)인 골드먼삭스 서울지점의 김종윤 공동대표는 “M&A는 기업에 새로운 피와 세포를 공급해 한 차원 높은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전쟁터에 나선 장수라면 M&A 전문가는 작전을 짜는 군사(軍師)와 같다”고 소개했다.

◇주당 100시간 넘게 일해=M&A 전문가가 되려면 고된 일을 감수해야 한다. 골드먼삭스의 M&A팀은 기업과 업종 분석을 하는 애널리스트와 이들을 지휘하는 어소시에이트(대부분 MBA 경력자), 그리고 실제 거래를 주도하는 임원으로 이뤄진다.

김 대표는 “이 직종은 젊은 나이에 폭넓은 산업과 업무를 접하고 의사 결정권자와 일할 기회를 갖는 게 특징”이라며 “애널리스트의 경우 고객의 성공을 위해 남다른 헌신과 열정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 및 업종 분석, 재무·회계·법률 등 기본 지식 못지않게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거래가 진행되는 기간은 짧으면 3~4개월, 길면 1년이 넘을 때도 있다. 이때는 고객의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휴일 없이 전념해야 한다.

M&A 전문가는 파는 쪽을 위해 일할 때도 있고, 반대로 사는 쪽을 위해 일하기도 한다. 김 대표는 “매각을 원하는 기업에 의뢰를 받는 경우도 있고 좋은 물건이 있으면 그것을 살 만한 기업에 먼저 연락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신뢰를 받는 것과 비밀 유지다. M&A는 물밑에서 이뤄지고 정보가 노출되는 순간 거래는 끝난다는 게 그의 말이다. 거래가 성사되지 못하면 M&A팀은 아무런 대가를 받지 못한다.

또 철저하게 고객 중심의 관점에 서야 한다. 김 대표는 “M&A 팀원은 대부분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고위 임원과 상대한다”며 “성실하면서도 다른 사람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거래가 진행되면 기업 고위 경영진뿐 아니라 변호사·회계사 등 많은 사람과 함께 일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조율을 통해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성과 좋으면 억대 연봉도=수입은 기본 연봉에 성과급을 받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M&A 전문가의 평균 연봉은 6000만원 선이다. 그러나 성과에 따른 편차가 크기 때문에 평균 연봉이라는 것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 수조원짜리 M&A를 성사시키면 자문사는 수백억원대 수입을 얻는다. 그러나 거래가 실패하거나 경쟁에서 지면 한 푼도 받지 못한다.

  

◇인턴십 적극 활용해야=M&A 전문가가 되려면 일반 기업보다는 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투자은행이나 증권사에 입사하는 게 좋다. M&A팀은 소수 정예주의이기 때문에 인턴 채용을 잘 활용하는 게 좋다.

외국계 IB는 입사할 때 인터뷰가 까다롭기로 소문났다. 골드먼삭스의 경우 지원자 한 명이 최소한 10명의 팀원과 1대1 인터뷰를 하는 게 기본이다. 팀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에 기존 팀원이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채용하기 어렵다고 한다.

최근엔 해외 기업의 M&A가 많아져 영어 실력이 좋은 게 유리하다. 특히 외국계 IB에 입사하려면 필수다. 전공은 예상보다 다양하다. 상경계열이 많기는 하지만 공학이나 사회과학 전공자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M&A전문가는 작게는 회사의 사업부, 크게는 한 기업의 흥망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거래를 성사시키는 직업”이라며 “산업 전반의 큰 흐름을 이해하고 기업과 서비스에 대한 평가와 전략을 정확히 내놓을 수 있는 분석력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김원배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자료협조:인크루트 www.incrui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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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한마디 / 안영규 산업은행 M&A실 부부장
이론보다 경험·정보가 중요하죠

  

산업은행 안영규(사진·42) M&A실 부부장은 최근 들어 국내에서 이뤄진 굵직한 인수합병(M&A)에 참여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인수와, 두산인프라코어의 밥캣(미국 건설장비업체) 인수도 그의 손을 거쳤다. 그는 M&A는 기업금융과 자본시장은 물론, 회계와 법률 등 기업에 관한 모든 분야를 알아야 할 수 있는 종합 예술과 같다고 말했다. M&A에 참여하는 것은 일은 매우 힘들지만, 성공했을 때의 쾌감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했다.

안 부부장은 “M&A는 체계화된 학문이 아니다”며 “관련 지식을 배우고 하나의 거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해보는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 오기 전 6년간 국제금융 분야에서 일했고, KAIST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받았다.

-M&A를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가.

“정보다. 공개 입찰로 기업을 사고파는 것보다는 조용히 물밑으로 진행되는 M&A가 더 많다. 이 정보를 알 수 있어야 기업을 도와 M&A를 추진할 수 있는 자문사가 될 수 있다.”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하루에 휴대전화 배터리를 여러 개 바꿀 정도로 통화를 많이 한다. 술자리도 마찬가지다. 이 일을 하기 전엔 주량이 소주 2잔이었는데 지금은 3병으로 늘었다.”

-조직 구성은 어떻게 되나.

“산업은행의 경우 6명이 한 팀으로 이뤄져 있다. 혼자 할 수 없는 일이라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경험이 중요하다 보니 도제식 교육도 이뤄진다.”

-영화나 드라마 속의 인상은 화려하지만 차갑게 느껴지는데.

“M&A 전문가는 철저하게 고객 본위로 일을 해야 한다. 사거나 파는 기업을 돕는 것이 주임무다 보니 갑이 아닌 을의 입장이다. 화려한 것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항상 냉철하고 감정에 휩쓸리지 않아야 하는 것은 맞다. 당사자인 회사 사람들이 흥분해도 전문가는 그래선 안 된다. 그러면 거래가 깨진다.”

-M&A 전문가의 매력은.

“해당 기업의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다. 최고경영자는 아니지만 그들의 관점에서 판단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영어는 얼마나 필요한가.

“사실 국내 기업의 M&A만 한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점점 국경을 넘는 M&A가 늘어나고 있어 갖춰 두는 게 좋다.”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열심히 일할 수 있어야 한다. 감각이 있고 문제가 있을 때 이를 풀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김원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