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환주의 에듀 멘토링] 부모 언어습관, 아이 성공 좌우한다

㈜올림피아드 대표이사 | 2009-10-12 /조선일보

사람에게서 가장 강한 근육은 세치 혀라는 얘기가 있다. 세치 혀로 뱉어내는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운명을 뒤바꾼 예가 얼마나 많은가.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 경우도 있고, 말 한마디로 일가친척이 모두 죽임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정치지도자가 세치 혀를 잘못 놀려 한 나라를 위기에 빠뜨린 경우도 있고, 외교관의 세치 혀가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한 경우도 있다. 고려를 침입한 거란의 대군을 세치 혀로 되돌려 보낸 서희의 외교 담판은 말의 위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말의 위력이 이렇게 대단한 만큼, 신중하게 해야 한다. 자기가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비수로 꽂히기도 하고, 때로는 부메랑이 돼 자기가 크게 다칠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부모 자식 간에도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다. 예컨대, 다른 집 아이가 공부 잘한다는 말을 듣고 와서 부모들이 흔히 하는 푸념인 "누구 집 아이는 공부도 잘하고 예의도 바르던데, 우리 얘들은 누굴 닮아 저 모양이지"와 같은 말은 해서는 안 된다. 아이의 자존감에 상처를 주고 부모에 대한 불신감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부모가 아이들에게 반드시 해줘야 할 말도 있다. 아이가 잘한 일이 있으면 반드시 칭찬을 해주고, 아이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줄 수 있는 말은 기회가 닿는 대로 많이 해줄 필요가 있다. 엄마 아빠의 칭찬 한마디가 아이들에게는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걸 알면서도 칭찬에 인색한 부모들이 많다.

그들은 "아이의 성적표를 보면 짜증부터 나는 걸 어쩌란 말이냐"고 하소연한다. 이런 경우에는 일단 현실을 인정하고 아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

공부는 마라톤과 같은 것이다. 100m 달리기 시합을 하듯이 해서는 결코 오래 가지 못한다. 짜증을 내면서 야단치는 것보다 위로해주면서 격려하는 것이 훨씬 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말은 인격의 거울이다. 말에는 말하는 사람의 인품과 교양이 그대로 녹아 있다. 말버릇을 중심으로 나눠볼 때 세상에는 두 유형의 인간이 있다. 겸손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과 오만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 전자는 사소한 일에도 고마움을 표현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매사에 긍정적이고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말을 하고 다닌다. 그가 가는 곳에는 항상 화해와 용서가 뒤따르고, 포용과 상생이 논의된다.

이에 비해 후자는 입만 열었다 하면 남을 흉보거나 아니면 자기자랑만 하고, 매사를 부정적으로 보며 불만 불평만을 늘어놓을 뿐이다. 남의 얘기는 아예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항상 자기주장만 강하게 내세우기 때문에 가는 곳마다 분란을 일으킨다. 이 두 유형의 인간 중 어느 쪽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간인지는 분명하다.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말을 배운다. 부모가 어떤 말을 쓰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가치관과 성격이 달라진다. 부모가 겸손하고 남을 배려하는 언어를 구사하면 아이도 그렇게 닮아갈 것이다.

우리 아이를 성공한 리더로 키우고 싶다면 우선 부모의 언어 습관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품위 있는 언어 습관은 명문대학 졸업장보다도 더 확실한 성공보증서라는 사실을 명심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