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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언어습관이 아이에게 미치는 놀라운 영향

  • 날짜
    2013-01-29 10:14:43
  • 조회수
    1120
아이의 말투 때문에 고민하는 엄마들이 많다. 초등학교 5학년인 딸이 입만 열면 짜증난 말투로 이야기하고, 걸핏하면 땅이 푹 꺼지도록 한숨을 쉬는 버릇이 있다며 속생해하는 엄마가 있었다. 상담을 하러 온 그 엄마에게 딸과 나누는 일상적인 대화 내용을 녹음해서 들어볼 것을 권했다. 딸의 말투 이전에 엄마의 말투는 어떤지, 혹시 아이의 말투와 닮지 않았는지 한번 살펴보라고 일러주었다.
그로부터 3개월 정도 지났을 무렵, 그 엄마가 다시 상담실을 찾아왔다. 내가 권해준 방법대로 딸과 나누는 대화를 녹음해서 아무도 없을 때 혼자 들어보았다고 한다. 녹음된 내용을 들으며 아이 엄마는 눈물을 흘렸단다. 거기엔 자신이 그토록 싫어했던 딸의 말투와 똑 닮은 또 하나의 목소리가 섞여 있었던 것이다. 그날부터 그녀는 말투를 바꾸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력을 해나갔다는데, 신기한 것은 그녀가 자신의 말투를 바꾸기 위해 노력을 하자 딸의 말투도 부드러워졌다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면서 존경받는 인물인 안철수 원장은 사람들을 대할 때 항상 존댓말을 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자기 아랫사람들에게도 늘 존댓말을 쓰는 그는 존댓말 쓰는 게 그냥 습관이라고 말한다. 그 습관의 시작은 안 원장의 어머니에게서 비롯되었다. 그의 어머니는 안 원장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자식들에게 존댓말을 썼단다. 어머니의 존댓말은 일상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었다. 자식을 대할 때마저도 존중과 배려의 마음을 담아 존댓말을 쓰는 어머니의 언어 습관이 그대로 안 원장에게 전해진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버넷은 부모의 언어습관이 아이에게 그대로 이어진다는 사실과 함께 아이의 자존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강조한 바 있다. 또한 그는 부모의 언어 표현이 긍정적일 때 아이가 '긍정적 독백'의 습관을 가지게 된다고 했다. 이를테면 어려운 순간을 맞았을 때 '나는 할 수 있어. 내게는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갈 힘이 있어' 등의 말로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건넨다는 것이다. 반면에 부모로부터 부정적인 언어 표현을 듣고 자란 아이는 힘든 일이 생기면 '난 안 돼', '내가 하는 일이 늘 그렇지 뭐' 하는 식으로 자포자기한다.

우리나라 엄마들은 부정적으로 말하는 언어 습관에 길들여져 있다. 예컨대 '~ 하는 게 어떠니?'라는 말보다 '왜 ~하지 않니?'라고 말하고, '~할래?'가 아니라 '~하면 안 되니?'라고 말한다. "공부해야지"라는 말도 "공부하는 꼴을 못 봤어!"라며 부정적으로 이야기한다. 협박조로 말하는 것도 우리나라 엄마들의 특징이다. "이번 시험 못 보면 게임기 갖다 버릴 거야" 등은 평소 아무렇지 않게 쓰는 협박성 발언이다.

상담을 하러 오는 엄마들이 약속이나 한 듯 고민 끝에 덧붙이는 말이 있다. "모두 저 잘되라고 하는 말인데 왜 그걸 모르는지 답답해요"라는 하소연이다. 사실 이 말은 아이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 중의 하나다. '입술 30초, 가슴 30년'이라는 말이 있다. 짧은 말 한마디가 듣는 이에게 30년 가는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의미다. 그 대상이 하물며 사랑하는 내 자식이라면 어떻겠는가. 자녀교육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부모가 '롤모델'이 되는 것이다. 언어 습관은 특히나 그러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 조세핀 킴은요…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 지난 15년간 미국과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를 다니며 자녀교육으로 고민하는 부모와 아이들을 상담해왔으며, 육아서 < 우리 아이 자존감의 비밀 > 을 펴낸 베스트셀러 작가다. 2011년 10월 현준이를 출산했다.


기획:김형선 기자 | 글:조세핀 킴(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 | 일러스트:경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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