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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과학의 틀을 넓히다.

  • 날짜
    2014-12-23 13:43:00
  • 조회수
    993
아인슈타인은 과학자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썼다.

“우리는 자명종 시계를 연구하는 사람과 같다. 우리는 그 시계의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없고 밖에서 시계가 작동하는 것만 관찰 할 수 있다. 관찰결과로부터 시계의 내부는 이럴 것 같다고 설명하는 사람이다.”

이 말은 과학의 근본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우리는 아는 과학적 사실은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영원히 시계 내부를 들여 다 볼 수 없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정보의 개념은 100년전에 탄생하여 점진적으로 명료화 되었다. 이것은 정보와 마찬가지로 추상적인 개념인 에너지와 유사하다. 에너지 개념은 20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발명되고 정의되고, 지금은 과학의 기본이 되었다. 우리는 정보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에너지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에너지는 견고한 과학 개념이다. 우리는 에너지를 수학적 용어로 기술하고, 돈으로 측정하고, 거래하고, 심지어 세금도 매길 수 있다.

그러나 정보는 그것이 가진 주관적이라는 인식 때문에 더욱 정의되기 어렵다. 에너지는 물리적인 세계 속에 실제 한다. 음식 속에는 물질대사 에너지, 휴대폰 배터리 속에 전기에너지, 바람 속에 운동 에너지 가 있다. 이에 비해서 정보는 부분적으로 우리의 정신 속에 실재 한다.

예를 들어 보자. 수 1273672163 를 생각해 보자. 이 숫자는 사람의 사전지식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받아 들여 질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무작위적인 숫자로 생각 할 것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새롭게 발견한 과학적 사실에 관계된 숫자의 일부로 생각할 수 있다. 이렇게 정보의 개념은 주관성과 관계되기 때문에 모호성이 있다고 지적 받는다. 그러나 정보는 돌에도 존재하고, 세포 한 개에도 존재하는 실재하는 개념이다.

그렇다면 객관성이 결여된 것처럼 보이는 정보라는 개념이 어떻게 새로운 과학의 요소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완벽한 객관성이라는 것이 있을까?

20세기에 들어와 과학혁명은 무생물 체계를 완벽하게 기술 할 수 있다는 우리의 신념을 뒤흔들었다. 아이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절대적이었던 시간 같은 현상도 관찰자의 운동상태와 무관하게 기술될 수 없음을 보여 주었다. 예를 들어 땅에서 걷고 있는 우리 보다 우주선을 타고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사람의 시계는 더 느리게 갈 것이다. 이것은 느리게 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더 늦게 흘러간다. 그래서 우주선에 타고 있는 사람의 심장박동도 탈모속도도 더 느려진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직관에 반하는 것이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것으로 시간의 객관성이 훼손되는 것은 아니지만 관찰자도 과학의 틀안에 넣어야 하는 것은 불가피 해 졌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 했으며 양자역학은 우리가 믿고 있는 관찰에 대한 객관성에 큰 변화를 가져 왔다. 양자이론에서 물리적 현상은 원자의 물리적인 상태는 확정적이지 않다. 예를 들어 특정 원자에 대해 객관적으로 진술하려면 우선 관찰자는 어떤 성질을 특정할 것인가를 결정하고 그에 맞는 실험을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원자의 속도를 측정하고자 한다면 어떤 장치로 측정할 것인가를 먼저 선택하고 측정해야 한다. 인간은 측정 장치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지만 예상되는 가능한 결과는 기계와 사람에 의해 제한된다. 그러므로 측정결과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측정 장치와 관찰자에 의존한다. 이러한 의존성은 그동안 완고하게 고집해 왔던 객관성에 상처가 만들어졌다. 이것은 과학에서 더 이상 인간의 감각과 의식을 배재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객관적인 실체와 인간의 감각과 의식을 연결하는 것은 무엇일까? 리처드 파인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만약 어떤 재양이 발생하여 모든 과학 지식이 파괴될 위기에 처하고 단 한문장만 다음 세대에게 전할 수 있다면, 어떤 문장이 최소한의 단어 속에 가장 많은 정보를 포함할 수 있을까? 나는 그것이 원자가설이라고 생각한다. 즉 모든 사물은 원자로 이루어졌다. 라는 문장이다. 원자라는 작은 입자들이 끊임없이 주위를 돌아니면서 거리가 가까워 지고 서로 끌어 당기고 밀어낸다. 약간의 상상력과 사고력만 발휘한다면, 이 한 문장속에 엄청난양의 정보가 들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위의 짧은 글에서 정보라는 단어가 두 번 등장했다. 파인만은 그의 특유의 통찰력으로 과학과 관련된 정보의 특성을 강조한다. 그것은 자료를 압축하는 능력이다. 원자가설에는 그 자체로 정보를 포함하고 있으며 그 정보는 인간에 의해 해석된다.

정보는 바로 우리가 찾고 있는 정신과 물질의 연결점이다. 그것도 압축이 가능한 특이한 존재이다. 정보는 원자나 분자, 책상, 피아노 등 구체적인 사물로부터 나온다. 그리고 감각이 관여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 우리의 뇌속에 들어온다. 정보는 물질적인 것과 추상적인 것, 실재하는 것과 관념적인 것을 이어준다. 명석한 파인만의 과학적 통찰력이 제시하는바 과학의 범주 안에 실재하는 것, 관찰자, 그리고 그것을 매개하는 것이 즉, 정보가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정보란 무엇인가?

우리는 정보를 크게 두 가지 의미로 사용한다. 하나는 특정 종류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의미를 뜻한다. 예를 들어 “글자” 라는 단어처럼 어떤 의미를 담고 있다. 또, 다른 사용 예는 정보기술에서는 기호가 나타내는 의미와 상관없이 기호를 어떻게 저장하고, 전달하고, 나타내고, 처리할 것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두 가지 정의를 합치기는 어려워 보이고 심지어 접점이 없어 보인다. 정보의 어원은 이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영어 단어에서 ‘information’ 이 들어간 단어를 살펴보자. ‘information(정보)’, ‘deformation(변형)’, ‘conformation(구조)’, ‘transformation(변환)’ 등의 단어에는 모두 ‘formation’ 이 들어 있다. 이 단어는 ‘form( 모양, 형상)에서 온 단어이다. 그러므로 information 은 형상이 없는 존재에 형상을 주입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앞의 단어는 형상을 de – 변형하고, con-한테 모우고, trans-변형하는 것 등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형상 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이 말은 ‘관념’, ‘이상’ 과 같은 단어에서 유래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형상을 사물의 본질적인 속성들의 총합으로 정의 했다. 예를들어 말의 속성중에 하나는 “네발 달림‘ 이 될 수 있다.

폴영이라는 작가는 정보의 본성을 명료화 하려는 노력으로 ‘형상’ 와 비슷한 말을 찾아 내었는데 그것은 배열, 질서, 조직, 패턴, 모양, 구조, 관계 였다. 이것은 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 신경과학 등에서 통용될 수 있는 개념이다. 영은 특히 물질들 사이의 관계에 주목하였다. 영은 논리적인 관계, 인과 관계등을 형상이라고 정의하였다. 옛날에 사용했던 모르스 부호는 메시지를 전기적 펄스 형태로 보내는데 이것은 정보전달 방식의 대표적인 예이다. 알파벳은 전기적 신호 보다 더 복잡한 예이다. 대부분의 철자는 아무 의미도 갖지 않지만 이들을 특정한 패턴으로 연결하면 의미를 가지는데, 글자들 사이의 연결관계가 의미를 결정 짓는다. 소리의 시간적인 관계가 조합되어 음악이 되고, 색의 공간적인 관계가 회화를 이룬다.

여기서 푸앙카레의 말을 들어 보도록 하자.

“과학의 목표는 독단론자들이 단순하게 상상하는 것처럼 사물 자체가 아니라 사물들 사이의 관계이다. 우리가 알 수 있는 실재는 그 관계뿐이다.”

형상은 이 관계를 표현한다. 이 사실의 정보의 개념에도 적용된다. 그러나 정보는 형상과는 다르다. 정보는 형상에는 없는 행위의 의미를 포함한다. 정보는 형상을 부여하기, 탐지하기, 전달하기 등의 의미를 포함한다. 정보는 즉 변화의 의미가 있다.

정보는 한 매체에서 다른 매체로 형상을 전달한다. 인간끼리의 정보 교환이라는 소통은 전달 보다 표현이 더 선명하고, 앞서 형상을 관계로 파악하기로 했으므로 우리는 정보를 관계의 소통으로 정의하기로 하자.

정보는 과학의 새로운 언어이다.

앞에서 언급했든이 정보는 한 매체에서 다른 매체로 형상 즉 사물의 속성을 전달한다. 형상 또는 패턴을 한 매체에서 다른 매체로 전달할 때 새로운 패턴으로 번역하는 과정을 코딩이라고 한다. 코딩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코드라는 사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라디오를 통해 피아노 연주를 듣는 것을 상상해 보자. 악보위의 음표로 연주자의 뇌 속에 어떤 신비로운 방식으로 저장된 음악의 패턴은 신체적인 동작으로 번역되고 이어서 악기의 진동이 된다. 악기의 진동은 공기속의 입력 파동을 만들어 내고, 그 파동은 마이크에 진동을 일으킨다. 마이크는 코드화된 전기 신호를 전송장치로 보내고, 전송장치 속에서는 진동하는 전류가 만들어진다. 그 전류에는 전파 형태의 전자기 복사가 동반된다. 그것이 당신의 수신 안테나에 쏟아지는 전기 비이다. 이어서 변환은 한단계씩 반대로 이루어져 최종적으로 당신의 뇌가 음악을 감지한다. 중간 과정에서 코드는 여러번 바뀌었으며, 기계적인 신호든 음향신호든, 전기신호나 신경신호든 이런 개별 신호들은 다른 매체에 있는 신호와 닮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변화에도 불구하고 개별신호의 강도와 시간상의 위치 관계, 즉 패턴은 간단히 말해 음악적 형상은 온전하게 유지 되었다.

이제 결론이다. 과학은 사물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러한 관계는 정보에 의해 표현될 수 있다. 정보는 모든 사물에 내재되어 있으며 관찰자에 의해 코딩이 되어 한 매체에서 다른 매체로 전송된다. 이제 과학은 정보라는 새로운 언어를 이용해 번역되고 저장되고 전송된다. 정보는 과학의 발전과 인간인지의 진화를 의해 과학의 새로운 가족으로서의 지위를 갖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일부 과학자들이 공유하는 상식으로 남아 있다. 우리는 이제 이러한 변화를 일반의 상식으로 전환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다행이도 2015년 새롭게 발표된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정보과학적 사고를 초, 중, 고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개정 교육과정 각론에서는 과학의 새로운 언어로서 정보의 개념을 반영하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사이언스올 칼럼] 2014.12.19일자. 경기호암초 김석희교사